국제원자력기구,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에 '안전' 판정 - 한국 정부, 입장 내놓지 않아

국제원자력기구,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에 '안전' 판정 - 한국 정부, 입장 내놓지 않아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4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계획이 과학적으로 신뢰할 만하다고 밝혔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도쿄 총리관저를 방문하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게 이에 대한 최종 보고서를 전달하였다.

 

이 보고서는 '후쿠시마 제1원전의 다핵종제거설비(ALPS·알프스) 처리수의 안전 검토에 대한 국제원자력위원회의 포괄적 보고서'로, 국제원자력기구가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의 바다 방류에 대한 안전성을 입증한 결과를 담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는 129페이지에 걸친 이 보고서에서 "일본의 처리수 해양 방류 접근법과 활동이 국제안전기준에 부합하다"고 밝혔다. 또한 "처리수의 제어된 단계적 바다 방류가 인간과 환경에 끼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극히 미미하다"고 덧붙였다.

 

기시다 총리는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리더로서 일본이나 세계인의 건강과 환경에 악영향이 있는 방출을 인정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높은 투명성을 가지고 국내외에 정중하게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이 보고서는 일본 정부가 2021년 4월에 오염수의 바다 방류를 결정한 이후, 국제원자력기구에 안전성 검증을 요청하고 그 결과로 나온 것이다. 보고서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5월까지 발간된 6편의 보고서를 종합 정리하였다. 이전에 발표된 중간 보고서에서도 바다 방류의 안전성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견해를 밝혔었기 때문에, 이번 최종 보고서에서도 같은 결론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를 의식한 듯,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제원자력기구의 안전성 검토는 방류 단계에서도 계속된다. 후쿠시마 원전에 이 작업을 담당할 사무소를 개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반대 여론이 거센 한국, 뉴질랜드, 쿡제도를 방문하는 목적에 대해 "(오염수 방류에 대해) 포괄적, 중립적, 객관적, 과학적 평가가 필요하다. 내 책임은 다양한 의견에 대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번 방류 계획을 통해, 애초 계획대로 정화와 배출이 이뤄지는지, 이에 대한 투명한 정보 공개가 이뤄지는지, 인체와 생태계에 끼치는 영향을 살펴볼 모니터링이 철저히 이뤄지는지 등에 대한 감시를 진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한편, 이날 오염수 방류를 막는 '마지막 장애물'이 제거되었지만, 한국 정부는 따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중국 외교부는 "보고서로는 일본의 정당성과 합법성을 증명할 수 없다"며 명확히 반대의 뜻을 밝혔다.

 

여름에 계획된 133만톤의 방사성 물질 오염수의 바다 방류가 시작되면, 과학적 근거와 투명성을 바탕으로 한 국제사회의 감시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국제 사회와 일본 내부의 반대 여론은 여전히 높아 방류가 시작된 이후에도 진통이 예상된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는 과학적 근거와 사회적 인식, 국제 간의 신뢰성 등 복잡한 요소들이 교차하는 문제로, 앞으로의 추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