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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웅 영화탐구

사랑의 찰나를 담은 여름의 기억, 콜 미 바이 유어 네임(Call Me by Your Name)

by 백웅 2024. 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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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영화를 고른 이유는 요즘은 누구나 어디서든 넷플릭스를 접할수 있기 때문에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넷플릭스 등에서 감사하실수 있습니다.

@글 백웅


콜 미 바이 유어 네임(Call Me by Your Name)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단순한 사랑 이야기를 넘어, 감정의 깊이와 복잡함을 담은 작품입니다.

 

1980년대 이탈리아의 여름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젊은 사랑의 찰나와 그로 인해 남겨진 기억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엘리오와 올리버의 관계는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 성 정체성, 가족, 상실 등 다양한 주제를 아우르며 관객에게 깊은 감동을 줍니다.

 

이 글에서는 영화의 핵심 요소와 그 의미를 살펴보며, 왜 이 작품이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지 작성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2017년에 개봉한 이탈리아 로맨스 영화로,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이 연출하였으며, 아미 해머와 티모시 샬라메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이 영화는 1980년대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여름을 배경으로, 젊은 소년 엘리오와 그의 아버지의 연구원인 올리버 사이의 사랑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두 인물의 관계는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 성 정체성, 가족, 상실 등 다양한 주제를 탐구하며 관객에게 깊은 감동을 주며, 이 글에서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줄거리와 주제를 분석하고, 영화가 가진 미적 요소와 문화적 영향을 살펴보며, 왜 이 작품이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지에 대해 논의하고자 합니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영화적 요소는 이 작품이 왜 그렇게 매력적인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부분이에요. 여기서는 비주얼, 음악, 그리고 미술적 요소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볼게요.

비주얼

이 영화는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요. 푸른 하늘과 초록의 나무들, 그리고 햇살 가득한 시골 마을은 마치 화보처럼 펼쳐지죠. 이런 자연의 아름다움은 엘리오와 올리버의 사랑 이야기를 더욱 감성적으로 만들어줘요. 특히, 여름의 따스함과 자유로움이 두 사람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죠. 영화의 카메라 워크도 아주 매력적이에요. 클로즈업 샷을 통해 주인공들의 미세한 감정 변화까지 포착하고, 넓은 풍경을 담아내며 이탈리아의 정취를 생생하게 전해줍니다.

음악

영화의 사운드트랙은 정말 특별해요. 곡들은 주로 사랑과 그리움을 담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Sufjan Stevens의 음악이 특히 많이 사용되죠. 그의 목소리는 영화의 감정선과 잘 어우러져서, 각 장면의 분위기를 한층 더 깊게 만들어 줘요. 예를 들어, 엘리오와 올리버가 함께 시간을 보낼 때 흐르는 음악은 그들의 행복한 순간을 더욱 감동적으로 만들어 주죠. 음악이 주는 여운이 영화의 감정을 한층 더 강화해줍니다.

미술적 요소

영화 속 미술 요소들도 빼놓을 수 없어요. 엘리오의 집과 주변 환경은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느껴져요. 고전적인 가구와 예술 작품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어, 엘리오의 지적 호기심과 예술적 감성을 잘 드러내죠. 또한, 올리버가 엘리오에게 남긴 영향은 미술을 통해서도 잘 표현돼요. 이 모든 요소들이 함께 어우러져서, 영화는 단순한 사랑 이야기를 넘어 삶의 여러 면을 탐구하는 깊이 있는 작품으로 자리잡게 됩니다.

이처럼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비주얼, 음악, 미술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관객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하는 영화예요. 각 요소가 어떻게 서로를 보완하며 이야기를 풍부하게 만드는지를 느껴보는 것도 이 영화를 감상하는 재미 중 하나랍니다!


엘리오의 관심이 드러나는 순간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낯선 방문자를 바라보는 엘리오(티모시 샬라메)의 시선으로 시작됩니다. 올리버(아미 해머)가 엘리오의 집에 들어올 때, 댄스홀에서 여성과 춤을 출 때, 바다를 향해 걸어갈 때까지 올리버의 모습은 엘리오의 시선 속에서 부드럽게 포착됩니다. 엘리오는 계속해서 이 낯선 남자를 주시하고 있었던 것이죠. 그가 올리버의 말투가 건방지다고 말할 때(“later”), 인상 깊은 점은 엘리오가 올리버의 말투를 그대로 따라 할 정도로 모든 감각을 동원해 그를 관찰했다는 사실입니다.

 

엘리오의 심정은 음악을 통해서도 표현됩니다. 그는 악보에 작곡을 하고 있는데, 이때 마팔다가 종을 울리자, 엘리오는 방 안에서 자고 있는 올리버를 깨웁니다. 악보, 종소리, 그리고 올리버 간의 로맨틱한 연결이 이루어지는 순간입니다. 둘이 함께 수영을 할 때도 엘리오는 악보를 그리고 있습니다. 엘리오가 처음으로 올리버를 도발하는 장면도 피아노를 통해서 이루어지죠. 바하의 선율을 둘러싼 간지러운 밀고 당기기. 결국 올리버가 떠나기 직전, 엘리오는 그가 원하는 곡을 들려주는 것으로 마무리됩니다.


올리버의 마음이 표현되는 장면

 

엘리오를 향한 올리버의 관심은 훨씬 더 은밀하게 드러납니다. 처음 올리버가 엘리오의 침대에 누워 있을 때, 카메라는 그의 발치에서 엘리오를 바라보게 됩니다.

 

이는 올리버가 엘리오를 의식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하죠. 올리버가 엘리오의 침대에 풀썩 뛰어들 때, 이는 마치 엘리오의 매력에 몸을 맡기는 행위처럼 보입니다. 이 순간, 올리버는 정말 잠들었을까요? 아니면 잠든 척하면서 엘리오를 의식하고 있었던 걸까요? 잠시 후 엘리오가 방문 밖에서 올리버를 부르며 깨울 때, 올리버는 정말로 듣지 못한 걸까요, 아니면 들어와서 깨워주길 기다렸던 걸까요? 두 사람의 만남을 표현하는 이 장면에는 미묘한 에로스의 기운이 흐릅니다.

 

또한, 올리버는 엘리오의 한마디에 "친절하다(kind)"고 말하며 물속에 풍덩 뛰어듭니다. 이 장면은 앞선 침대 장면과 연결되어, 올리버가 엘리오의 행동에 매번 반응하며 그에게 끌림을 느낀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올리버는 엘리오를 처음 만난 순간부터 사랑에 빠졌음을 드러내고 있죠. 게다가, 올리버는 엘리오와의 접촉 후 매번 뭔가를 탐닉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첫 식사에서 그는 게걸스럽게 계란을 먹고 주스를 마시며, 광장에서 고백을 들은 뒤에도 자전거를 탄 후 물을 마십니다. 엘리오는 올리버에게 갈증을 일으키는 존재인 셈입니다. 올리버의 행동은 "처음부터 올리버가 너를 더 좋아했다"는 엄마의 말이 사실임을 증명하게 만듭니다.


물의 의미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물'은 올리버와 엘리오의 사랑을 은밀하게 감싸고 있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들은 물속에서 조각상을 발견하게 되는데, 이 조각상은 먼 과거의 사랑을 담고 있는 상징으로, 두 사람은 함께 이를 어루만지며 연결됩니다.

 

또한, 그들은 엘리오의 공간인 물가에서 처음으로 키스를 나누게 되죠. 이 물은 산에서 흘러내리는 물로, 그들의 마지막 여행에서 보이는 폭포수와도 연결됩니다. 초반에 잔잔하게 고여 있던 물은 마지막 장면에서 화면 가득 쏟아져 내리며, 그 흐름이 두 사람의 사랑이 얼마나 깊고 강한지를 보여줍니다.

 

카메라가 폭포수만을 집중적으로 비출 때, 영화가 이들의 사랑을 얼마나 진심으로 응원하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 아래를 뛰어가는 두 사람의 모습은 영화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 중 하나로 기억될 것입니다.


넘쳐나는 에너지, 어긋나는 방향

 

엘리오와 올리버가 접촉한 이후에는 항상 활력 넘치는 장면들이 이어집니다. 두 사람은 유대인에 관한 짧은 이야기를 나누고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이때 올리버가 엘리오의 어깨를 잠시 터치합니다.

 

이는 올리버의 손이 엘리오의 몸에 처음으로 닿는 순간이죠. 재기 넘치는 음악이 흐르고, 이어지는 장면에서 올리버는 살구 주스를 마시며 그 어원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의 표정은 신이 나 보입니다. 올리버가 말을 마친 후, 엘리오의 부모는 잠시 어색한 침묵에 빠지며, 아버지 펄먼(마이클 스털버그)은 손으로 성호를 긋고 '완패'라고 말합니다.

 

이 순간, '엘리오와의 외출'과 '주스를 들이켜고 수다를 떠는 올리버'라는 상승의 흐름이 눈에 띕니다. 엘리오와의 외출이 올리버의 기분을 끌어올린 것이죠. 엄마의 침묵과 아빠의 패배 인정은 둘 사이의 미묘한 기류를 암시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또한, 엘리오의 "친절하다(kind)"라는 말이 끝난 뒤, 올리버는 물에 빠지고, 바로 다음 장면에서는 댄스홀에서 신나게 춤을 추고 있습니다. 엘리오도 마찬가지로 올리버를 떠올린 후, 자주 마르치아와 데이트를 하게 되죠.

 

서로 간의 접촉은 그들을 흥분시키지만, 그 에너지는 서로가 아닌 다른 방향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데이트에서 엘리오와 키스를 한 후, 올리버는 다시 길가의 여성과 춤을 춥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엘리오는 참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토를 하게 되죠. 주변의 여성, 음식, 음악으로 향하는 그들의 어긋난 에너지는 아름다움과 동시에 서글픔을 느끼게 합니다.


엘리오의 도발과 변화

 

엘리오의 올리버에 대한 접근은 매우 도발적입니다. 아버지 펄먼은 조각을 보며 '불멸의 모호성'과 '도발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이때 쇼파에 누운 엘리오의 모습이 비쳐집니다. 그는 바흐의 곡을 피아노로 연주할 때조차 올리버를 유혹하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첫 관계를 가진 후, 두 사람은 서로의 이름을 부를 때 영화는 그들의 모습을 상하가 역전된 구도로 촬영합니다. 이 장면은 기억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불안한 구도는 그들의 관계 변화의 예고를 암시합니다. 이후 엘리오의 태도는 현저히 달라집니다. 그는 과거의 대범함이 사라지고, 누군가 자신들을 지켜보지는 않을지, 어젯밤의 소리가 들리지 않았을지를 걱정하게 됩니다. 갈망하던 관계가 이루어지자 엘리오는 불안과 두려움에 휩싸입니다. 그는 자신의 감정에는 충실하지만, 관계에 있어서는 서투릅니다.

 

반면 올리버는 엘리오와 정반대의 모습을 보입니다. 그는 감정을 숨기고 절제하는 데 능숙하며, 관계가 형성된 후에는 훨씬 대범한 모습을 보입니다. 광장에서 엘리오의 손을 잡고, 뒤에 있는 할아버지를 신경 쓰지 않고 "너와 자서 행복하다"는 말을 전합니다. 이는 올리버가 많은 사랑과 관계를 경험해온 성숙한 어른임을 나타냅니다.

 

의미심장한 장면도 있습니다. 올리버는 화장실 문 앞에서 엘리오를 부른 후 그를 애무하고 "희망적"이라고 말하며 문을 닫습니다. 이 장면은 그들의 관계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사랑을 나눈 뒤 문이 닫히는 형태로 종결될 것임을 암시합니다. 화장실 문이 닫히는 장면은 마지막에 올리버가 탄 기차의 문이 닫히는 것으로 연결됩니다. 첫 장면에서 올리버가 자고 있을 때 엘리오가 그의 방문을 열었던 것과 대비됩니다. 그들의 관계는 도발적인 엘리오가 문을 열고, 겁에 질린 엘리오를 위해 올리버가 문을 닫는 형태로 끝이 납니다.


응시하며 포용하는 여자들

 

이 영화 속 여성들은 주로 남자 주인공들의 관계에 방해가 되는 존재로 그려집니다. 어린 소녀들은 엘리오를 좋아하는 줄 알고 다가오고, 나이 많은 여성들은 의심의 눈길을 보냅니다. 특히 주방에서 일을 하는 할머니 '마팔다'가 가장 눈에 띕니다. 외국어를 구사하는 것은 다른 인간에 대한 이해를 나타내는데, 엘리오의 부모는 외국어에 능숙하지만 마팔다만은 영어를 하지 못해 올리버와 소통할 수 없습니다. 그녀는 엘리오가 집을 나설 때, 밤에 어디를 다니는지 꼬집어 묻습니다. 엘리오가 올리버와의 관계를 맺은 후, 가장 먼저 의식하는 인물도 바로 마팔다입니다.

 

엄마 아넬라는 아들의 감정을 이해하는 인물입니다. 그녀는 올리버의 마음을 엘리오에게 전하고, 마지막 여행을 추천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아넬라는 아들이 언젠가 그 감정을 정리하길 바라는 마음도 가지고 있습니다. 엘리오에게 (유대인임을 상징하는) 별 목걸이를 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그 목걸이를 보고 손으로 가리는 제스처를 취합니다. 이는 남들과 다른 면을 숨기라는 뜻입니다. 엘리오와 올리버의 관계가 깊어진 후, 아넬라는 그를 유심히 지켜보기도 합니다. 올리버도 아넬라의 마음을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작별 인사에서 "꼭 다시 돌아오라는 말이죠?"라고 되묻는 장면은 그들의 깊은 이해를 보여줍니다.

 

엘리오가 이별 후 울며 전화를 할 때, 뒷편에 앉아 있는 마팔다가 그의 전화 내용을 엿듣고 있습니다. 여성들은 항상 그들의 관계를 응시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엘리오의 사랑을 포용하려 합니다. 엄마는 우는 엘리오를 위로하고, 마르치아는 그와 악수를 나누며 따뜻한 마음을 전합니다. 가장 감동적인 장면은 마팔다와 친구들이 주방에서 수다를 떨며 나누는 대화입니다. "이제 세상은 변하고 있어요. 우리가 어쩌겠어요. 그저 지켜보자고요." 이 대사는 완고한 마팔다조차도 엘리오의 사랑을 포용하려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어떤 남자들의 연대

 

이 영화에서 남자들은 주로 조력자의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조력자는 엘리오의 아버지인 펄먼입니다. 올리브가 지금 몇 시냐고 묻자, 엘리오는 자신의 시계를 신경 쓰게 되고, 그 과정에서 마르치아와의 관계에서도 벗어 놓은 시계를 바라봅니다. 엘리오가 피아노에 시계를 두고 가자, 아버지는 다시 시계를 챙겨줍니다. 이후 엘리오가 올리브와 차에서 다툴 때, 그는 조수석에 앉지 말라고 하지만, 아버지는 올리브에게 조수석에 앉으라고 지시합니다. 펄먼은 두 사람의 관계가 틀어질 때마다 조용히 나타나 이를 원래 상태로 되돌려 놓습니다.

또한, 언제나 어디선가 나타나는 말 없는 할아버지도 그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자전거를 고쳐주는 역할을 합니다. 엘리오가 처음으로 올리버에게 연주하는 곡은 바하가 '형을 위하여' 작곡한 곡입니다. 이후 올리브는 엘리오에게 '형에게서 배웠다는' 마사지를 해줍니다. 이 장면들은 '형'이라는 단어가 지니고 있는 의미의 여백을 생각하게 만듭니다. 마지막에 아버지는 엘리오와 유사했던 자신의 과거 감정을 고백하게 됩니다. 이 영화 속에는 서로를 응원하는 남자들 간의 은밀한 연대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엘리오가 느낀 두려움의 이유

 

영화는 엘리오가 느끼는 두려움의 원인을 명확한 사건이나 대사로 드러내지 않습니다. 대신 그 감정은 마치 공기처럼 자연스럽게 전달됩니다. 평화로운 이 마을에서는 동성애에 대한 논의가 전혀 없기 때문에, 엘리오의 감정은 부재에 대한 두려움에 가깝습니다. 그는 낯설고 다른 것에 직면했을 때 혼란스러워하며 어찌할 바를 몰라합니다.

짐작컨대, 엘리오는 동성애에 대해 무지했던 것 같습니다. 그는 게이 커플이 선물한 옷을 입고 싶어하지 않으며, 이에 대해 아버지 펄먼은 크게 화를 냅니다. 이후 엘리오는 그가 선물받은 옷을 입고, 똑같은 옷을 맞춰 입은 게이 커플 사이로 지나가며 춤을 추게 됩니다. 이 장면은 게이 커플을 향한 조롱처럼 보일 수도 있으며, 엘리오의 다소 유치한 태도가 드러납니다. 그의 태도는 정치적이라기보다는 감정적입니다. 그는 동성애를 낯설고 이질적으로 여기며, 그에 대해 가볍게 대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태도는 그가 느끼는 두려움의 근원이기도 합니다.

엘리오가 게이 커플에게 피아노를 연주한 후, 무심코 시계를 두고 떠나는 장면에서는 자신의 감정에 대한 두려움이 엿보입니다. 펄먼은 다시 아들에게 시계를 챙겨줍니다. 이는 엘리오가 올리버의 놀림에 울음을 터뜨리는 장면과 연결됩니다. 올리버는 엘리오에게 살구에 자위를 했다는 농담을 던지며, 엘리오는 그 농담에 웃지 못하고 결국 울음을 터뜨립니다. 이질적인 성애에 대한 올리버의 농담은 의도치 않게 엘리오의 두려움을 자극한 것입니다. 반면 올리버는 스스로를 동물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이러한 농담에 익숙해 보입니다. 그는 혼란스러워하는 엘리오를 따뜻하게 안아주며 위로의 손길을 건넵니다.


관계의 단절과 은폐

 

바다에서 엘리오가 악수를 건넬 때, 올리버는 조각의 손을 건네며 그들은 온전히 연결되지 못합니다. 두 사람 사이에는 항상 무언가가 존재하여 접촉이 제한됩니다. 반면, 벽장 밑이나 어두운 골목처럼 단둘이 있을 때는 편안하게 몸을 맞댈 수 있습니다. 이처럼 그들의 관계는 필연적으로 은폐된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엘리오와 올리버의 관계는 단절되고 은폐되며, 고립된 공간으로 이끌리게 됩니다. 이는 그들이 떠난 마지막 여행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영화의 세계는 끊임없이 그들을 방해합니다. 음악의 선율은 자주 갑작스럽게 중단되곤 합니다. 둘이 함께 자전거를 타거나 산을 오를 때 들리던 음악은 다음 장면에서 예기치 않게 끊깁니다. 엘리오가 침대에 누워 있을 때, 올리버가 그를 지긋이 바라보는 순간에도 기차의 경적 소리가 그들을 방해합니다. 뒤돌아보는 올리버의 모습 뒤에 기차가 다가오는 장면이 이어지며, 그들은 평화롭던 침대에서 갑작스레 이별의 장소로 끌려갑니다. 마지막으로 올리버가 기차에 탑승하자 차장이 문을 닫습니다. 이처럼 영화의 세계는 그들 사이를 무심히도 끊어놓습니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나의 이름으로 부르는 이유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서로를 향한 사랑이 좌절되고, 결국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복잡한 정서의 과정을 보여줍니다. 엘리오와 올리버는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사랑을 표현하고자 하지만, 그 사랑은 단절된 벽에 가로막혀 그들 주위에서만 맴돌게 됩니다. 이는 마치 강하게 던진 막대기가 벽에 부딪혀 다시 자기 발치로 돌아오는 것과 같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상대를 향한 사랑의 호명은 결국 자기애적 사랑으로 변모하게 되며, 이는 서로에 대한 진정한 연결을 방해합니다.

엘리오가 살구에 자위를 하는 장면은 이러한 자기애적인 성향을 상징적으로 드러냅니다. 그는 살구와 동일시되며,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이 결국 자신에게로 향하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 과정에서 엘리오는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그 사랑이 고립된 상태에서 비롯된 것임을 깨닫게 됩니다. 사랑의 감정이 무르익는 시기에 엘리오가 살구를 통해 느끼는 감정은, 그가 처한 상황의 복잡성을 더욱 부각시킵니다.

올리버의 역할 역시 중요합니다. 그는 서로의 이름을 부르자는 제안을 하며, 엘리오에게 감정적인 상처를 감내하도록 돕습니다. 올리버는 상대방의 아픔을 이해하고, 그 감정에 함께하길 원하지만, 그들의 사랑이 노출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엘리오를 배려합니다. 서로의 이름을 부르자는 제안은 단순한 호명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이는 엘리오가 자신의 정체성을 받아들이고, 사랑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올리버의 배려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결국, 이 영화는 사랑의 복잡성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감정의 얽힘을 통해, 자신과 상대방을 이해하고 연결하는 과정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줍니다. 엘리오와 올리버의 관계는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 행위를 통해 그들의 존재를 확인하고, 사랑의 본질에 대해 탐구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이러한 상호작용은 고립된 사랑이 어떻게 진정한 연결로 나아갈 수 있는지를 탐구하는 깊은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너의 아름다운 시기를 위하여


"너의 아름다운 시기를 위하여"라는 주제 아래, 엘리오는 사랑을 갈망하면서도 낯선 관계에 대한 두려움을 지닌 17세의 소년으로 그려집니다. 영화는 세상의 냉혹함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그 사랑이 끊임없이 단절되고 고립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루카 구아다니노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따뜻한 목소리로 그들을 감싸주고 있습니다. 엘리오의 부모님, 마르티아, 그리고 물을 건네주는 친절한 아주머니까지, 이 영화의 세계는 다양한 인물들이 목소리를 내어 그들을 다독이고 위로하며, 결국 펄먼의 말로 귀결됩니다. 이는 가장 예민하고 아름다운 시기인 젊은 날의 감정을 놓치지 말고, 모든 것을 느끼고 기억하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 겨울의 눈이 내리는 장면은 엘리오와 올리버가 바라보던 얼어붙은 폭포수를 연상시킵니다. 엘리오가 소파에 누워 고개를 뒤로 젖히는 모습은 결정적인 순간을 떠오르게 합니다. "너의 이름으로 나를 불러"라는 속삭임에 응답하듯 전화벨이 울리고, 올리버의 음성이 들려옵니다. 그들은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그 기억이 각자의 이름에 깊이 새겨집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엘리오는 불 앞에 앉아 있습니다. 일렁이는 불과 함께 터져 나오는 눈물이 그 순간의 생생함을 느끼게 합니다. 불빛에 비친 그의 얼굴이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 이 장면이 우리 내면의 뜨겁고 아픈 순간들을 상기시키기 때문입니다. 루카 구아다니노는 이러한 살아있는 감정들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데 성공합니다. 영화가 끝나기 직전, 누군가가 엘리오의 이름을 부르며 그 순간은 다시금 사랑을 속삭이던 아름다운 장면으로 우리를 소환합니다. 이는 마치 영화가 다시 시작되는 듯한 감각을 불러일으킵니다.


이처럼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사랑의 복잡한 감정을 섬세하게 담아내며, 젊은 날의 소중한 순간들을 잊지 말고 기억하라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엘리오와 올리버의 관계는 단순한 사랑을 넘어,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존재를 확인하고, 그 감정을 깊이 느끼는 과정으로 우리를 이끕니다. 이러한 경험은 결국 우리 각자의 삶에서도 비슷한 감정의 여정을 떠올리게 하며, 사랑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깊은 성찰을 가능하게 합니다. 영화의 마지막 순간, 엘리오의 이름이 불릴 때 우리는 그들의 이야기가 끝나지 않았음을 깨닫게 되며, 사랑의 아름다움과 아픔이 함께 존재하는 삶의 진실을 다시금 상기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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